굉장히 불안했던 시기가 있었어. 죽는 것도 무서워서 그냥 사라져 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
지금 돌이켜서 생각해보면 그 시기에는 살아가야 하는 이유를 찾지 못했던 것 같아.
딱히 공부를 잘 하지도 못했고 그렇다고 뛰어난 능력도 없어서 스스로를 대체 가능한 인간이라고 여겼어.
내가 대체 가능한 인간이라면 여기 존재하는 사람은 굳이 내가 아니어도 되고, 그렇다면 나라는 사람의 가치는 없는 것만 같았거든.
그래서 10대에서 20대, 30대 초반까지 외부적으로는 밝은 척을 하고 다녔어. 보통은 혼자 있을 때 그 어둠이 짙어졌고 그럴 때면 그냥 그 어둠 속에서 나 자신이 소멸되었으면 하고 바랬지. 그것 이외에 할 수 있는 것이 없었으니까.
내가 아니면 안되는 그런 곳을 찾고 싶었지만 쉽지 않았어.
일시적으로는 가능했지만 나의 어두운 내면까지 알게 되면 다 떠나가겠지라는 생각에 불안감은 사라지지 않았지.
그러다가 지금의 남자친구를 만나고 드디어 "뿌리"라는 것을 내릴 수 있는 곳을 찾게 되었어.
내가 아니면 안되는 그곳. 뿌리를 내려도 되는 그곳.
거기서 나는 자연스럽게 왜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할 수 있게 되었어.
누군가 나에게 소중한 사람이라고 말해 줄 수는 있겠지.
하지만 그 누군가가 나 스스로 소중하다고 여기게 해 줄 수는 없어.
나 스스로 소중하다고 여겨야 내가 진짜 소중해지는 것이거든. 그게 진짜야. 나 스스로를 인정해주는 것.
그리고 내가 진짜 소중한 존재가 되면 나 스스로를 잘 보살펴 줄 수 있어.
'천상천하유아독존(하늘 위에 하늘 아래 오직 내가 홀로 존귀하다.)'은
'내가 짱이다'가 아니라 '어디에도 나와 같은 사람은 없으니 나는 그 자체로 귀한 존재다'라는 것이지.
살아야 할 이유를 가진 사람은 어떤 어려움도 견뎌낼 수 있다.
He who has a why to live for can baer almost any how.
-프리드리히 니체-
나라는 존재는 나 하나밖에 없으니까 살아가야 하는 거야.
내가 가질 수 있는 존재 가치와 역할은 나니까 할 수 있는 거야.
그런 나 자신을 믿어줘.
지금까지도 잘해온 것 알지?
2020.12.24 사랑을 담아 나에게-
덧. 이런 편지를 쓰게 된 참고 유튜브영상 <체인지그라운드 - 잘 풀리는 1%사람의 특징 1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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